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나머지

점심 한 끼

by 寫廊사랑™ 2009. 1. 20.

보골보골~~

허연 수증기를 내뿜으며 점심이 지어진다.

보골거리는 밥 끓는 소리가 참 좋다.

뿜어 낸 수증기가 만든 구수한 밥물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가 싶더니

어느 새

뱃 속 허기를 깨워 앉힌다.



가스렌지 위에

김치찌개 냄비를 얹었다.

시퍼런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씩씩거린다.

아이들을 시켜

상 위에 반찬가지 몇을 준비시키며

나도 모르게 깝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배가 많이 고프다.

얹어 놓은 냄비를 보며 비 맞은 중마냥 혼자 중얼거린다.

"빨리 좀 끓어라."

이상화 선생의 나비,제비가 살아와도

이리 깝치지는 않았을 테다.

보골보골~~

얹어 놓은 김치찌개에서도 허연 수증기가 내뿜어지기 시작한다.

사무실 전체에 찌개냄새가 퍼진다.

드디어 밥을 퍼 담는다.

아이들 그릇을 먼저 퍼 담아 주고

나는 그냥 밥솥을 통째로 들고 앉았다.

김치찌개 냄비를 상 가운데에 올렸다.

뚜껑을 여니

김치의 새콤한 향이 젤 먼저 코에 앉는다.

팽이버섯향도 나고..

돼지비계 덩어리가 많기도 하다.

딸아이와 내가 비계덩어리를 놓고

젓가락 싸움을 안 해도 될만큼 많다.

아들녀석은 오늘도 살코기와 두부만 먹으려 들 게다.

뜨거운 하얀 쌀밥 한 숟가락 뜨고 보니

맛있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어릴 적 시골에선

할아버지 진지만 하얳었다.

지금은 온 식구들이 하얀 밥을 먹을 수 있다.

시금치 나물과 콩나물무침을 한 젓가락 올려 놓으니

숟가락 삼층탑이 된다.

쩍 벌려 한 입 넣으며이제 점심이 시작이다.

5일장에서 사 온 묵과 생두부도 네모 반듯하게 썰어져 있다.

잔파 송송 썰어 고명 얹은 간장~~

오늘 점심도 황제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

'소소한 나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을숙도에서  (0) 2009.09.21
연지공원 음악분수  (0) 2009.04.16
제품 촬영(낚시 의자)  (0) 2008.12.19
과메기와 함께 한 송년회  (0) 2008.12.14
사진  (0) 200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