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골보골~~
허연 수증기를 내뿜으며 점심이 지어진다.
보골거리는 밥 끓는 소리가 참 좋다.
뿜어 낸 수증기가 만든 구수한 밥물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가 싶더니
어느 새
뱃 속 허기를 깨워 앉힌다.
가스렌지 위에
김치찌개 냄비를 얹었다.
시퍼런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씩씩거린다.
아이들을 시켜
상 위에 반찬가지 몇을 준비시키며
나도 모르게 깝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배가 많이 고프다.
얹어 놓은 냄비를 보며 비 맞은 중마냥 혼자 중얼거린다.
"빨리 좀 끓어라."
이상화 선생의 나비,제비가 살아와도
이리 깝치지는 않았을 테다.
보골보골~~
얹어 놓은 김치찌개에서도 허연 수증기가 내뿜어지기 시작한다.
사무실 전체에 찌개냄새가 퍼진다.
드디어 밥을 퍼 담는다.
아이들 그릇을 먼저 퍼 담아 주고
나는 그냥 밥솥을 통째로 들고 앉았다.
김치찌개 냄비를 상 가운데에 올렸다.
뚜껑을 여니
김치의 새콤한 향이 젤 먼저 코에 앉는다.
팽이버섯향도 나고..
돼지비계 덩어리가 많기도 하다.
딸아이와 내가 비계덩어리를 놓고
젓가락 싸움을 안 해도 될만큼 많다.
아들녀석은 오늘도 살코기와 두부만 먹으려 들 게다.
뜨거운 하얀 쌀밥 한 숟가락 뜨고 보니
맛있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어릴 적 시골에선
할아버지 진지만 하얳었다.
지금은 온 식구들이 하얀 밥을 먹을 수 있다.
시금치 나물과 콩나물무침을 한 젓가락 올려 놓으니
숟가락 삼층탑이 된다.
쩍 벌려 한 입 넣으며이제 점심이 시작이다.
5일장에서 사 온 묵과 생두부도 네모 반듯하게 썰어져 있다.
잔파 송송 썰어 고명 얹은 간장~~
오늘 점심도 황제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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