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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나머지

면회 (2부)

by 寫廊사랑™ 2006. 8. 17.

득달같이 옷을 갈아 입고

외박증을 받아들고 보고를 마친 뒤

위병소로 향하는 내내
오나두 일병은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면회라는 것 자체도 벅찬상황인데

게다가 면회를 신청한 사람이 여자라니???
위병소가 저만치 보이는 거리에서

오나두 일병은 심호흡으로 한 번 더 숨을 골라야만 했다.

위병소앞의 화려한 색

그리고 뽀얀살색을 드러낸 팔과 다리

팔랑거리는 치마 그것때문이었다.
항상 어둡고 칙칙한 색만 있어

흑백텔레비전같던 곳에

총천연색 칼라가 펼쳐져 있었던 것이었다.

나풀거리는 노란치마는

숨이 멎을 듯 오나두 일병을 싸안아 버리는 듯 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녀에게

점점 가까워질수록

동공의 크기와 심장의 박동수치는 높아져만 갔다.

이런 미인이 세상에 있었단 말인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속된말로 <치마>만 보아도 흥분을 감출 수 없는 군인..

오나두 일병 아니었던가??

입에서 침이 바짝 마르는 순간 그녀가 먼저 달려오며 말을 건네왔다.

"나두씨!!"
"예??예..예.."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던 탄력으로 그대로 안겨 온 그녀~~~
"헉~~~~"

낯선 여인의 포옹을 받은 오나두 일병은

정신조차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겨우 버텨내면서

위병소에 외박증을 보여주며 마지막 관문을 나섰다.

위병장교와 근무자들의 부럽고도 놀란 눈을 뒤로 하는 것도

우쭐스러운 일이었다.

일단 위병소로부터 멀어지자

오나두 일병은 그녀가 누구인지 물어야 했다.
"저....근데 말입니다."
"네...나두씨!!"
"누구신지....."
"J에요...후훗~~~"
"그게 아니라..."
"J라니깐요...후훗~~"

질문의 요지가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대답대신 웃기만 하는 그녀....

답답하였다.
재차 묻기를 반복해 보지만

그녀는 역시 웃기만 하며 팔짱을 껴 왔다.
팔꿈치로 그녀의 젖무덤이 느껴지자

이번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듯 했다.

귀신에 홀린 듯 한참을 걸어

읍내로 가는 버스정류장 앞에 섰다.
한낮의 뜨거운 뙤약볕을 받으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뜨거운 줄을 몰랐다.

그 때

저 멀리서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군용짚차가 한 대 달려오고 있었다.

선탑자가 있는 관계로

오나두 일병은 거수경례를 준비하였다.
외박나왔다가 재수없게

사소한 것 때문에 걸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 짚차가 오나두 일병 바로 앞에서

끼익~~하고 정지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경례를 붙이는데.......

선탑자가 내리며 그를 불렀다.
"나두야!!"

다시 눈이 휘둥그레진 오나두 일병은

그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손하사!!"

짚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아닌

오나두 일병의 친구였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국방의 의무를 지느라 최전방까지 와서
군복을 입고 있고 있지만

둘은 아주 절친한 고교동창이었다.

손하사는 오나두 일병보다

6개월정도 먼저 군입대를 하였다.
대대만 다를 뿐

오나두 일병과 같은 사단 같은 연대에 근무하고 있었다.
아니...

입대순서로 따지자면

오나두 일병이 우연찮게 바로 옆 대대에 배속된 것이었다.

오나두 일병이나 손하사는

비록 같은 내무반은 아니었으나

항상 딸딸이 전화기를 돌려
서로의 목소리만이라도 늘 확인하며 지내고 있었다.

손하사는 상병을 단 지 2개월쯤 후

육하교에 입교하여 하사를 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계급만 하사인 셈이었다.
오히려 내무반에선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 있었다.

"손하사님!!"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오나두 일병을 면회한 J가 손하사를 반갑게 불렀다.
그 다음 장면에서 오나두 일병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응..J야...수고했다. 택시타고 가라"

손하사는 J에게 얼마간의 지폐를 건네며 말했다.
"네....오빠!! 나중에 오실 거에요?"
"상황 봐서..."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오나두 일병이 물었다.
"그럼 저리 이쁜 아가씨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널 면회했겠냐?

잔소리 말고 빨리 타라."
"뭘 타??? 어디 가는데??"
"우리 대대.."
"뭐?? 왜??"

"한 번만 봐 주라.이번에 지면 우리 내무반 끝장이다."
"뭐라고?? 이런 **"





































그랬다.
손하사는

초.중.고등학교시절 축구선수를 지낸

오나두 일병의 축구실력을 익히 알고 있었다.
손하사의 내무반은

대대축구대회에서 늘 꼴찌 비슷하게만

하고 있었는데...................











오나두 일병의 단꿈은

지평선으로 피어오르는

한 여름의 아지랑이처럼 흔적없이

날아오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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